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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정신 새긴 이곳, 노동자들의 둥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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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Hit 326회 작성일Date 19-08-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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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정신 새긴 이곳, 노동자들의 둥지가 되다

     

    평화시장 분신 현장 가까운 기념관

     

    정면 바깥벽엔 전태일 편지 빼곡히

    6층 규모에 노동자 공유 공간 등 마련

     

    서울시 지어서 전태일재단이 운영

    박원순 노동·평화·인권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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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전경. 이정규 기자

    건물을 가리고 있던 거대한 막이 걷히자, 외벽에 빼곡히 새겨진 글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장해가는 여러분의 어린 자녀들은 하루 15시간의 고된 작업으로 경제발전을 위한 생산계통에서 밑거름이 되어왔습니다. 특히 의류계통에서 종사하는 어린 여공들은 평균연령이 18세입니다. 오직 고삐에 매인 금수처럼 주린 창자를 채우기 위하여 끌려다니고 있습니다.전태일 열사가 19691219일 서울특별시 근로감독관에게 여공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하며 쓴 편지다. 그의 글은 필체 그대로, 한자도 빠짐없이 건물 정면 바깥벽에 디자인돼 있었다.

    노동자의 날을 하루 앞둔 30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에서 문을 열었다. 전태일이 편지를 쓴 이듬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한 청계천 평화시장 버들다리와 멀지 않은 곳이다. 유정숙(70)씨는 이날 개관식에서 전태일 열사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전태일의 죽음 뒤 스물한살의 미싱사로 노동조합 결성 운동에 뛰어든 이다. “여러분, 오늘날 여러분께서 안정된 기반 위에서 경제 번영을 이룬 것은 과연 어떤 층의 공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십니까?” 열사가 진정서를 쓰며 근로감독관에게 하고자 했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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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이 바보회에서 활동하며 만들었던 설문지가 복원돼 있다. 이정규 기자

    기념관은 지상 6, 연면적 1920규모다. 서울시가 마련해 전태일재단에 운영을 맡겼다. 기념관 2층에는 노동 관련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60석 규모의 공연장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1960~70년대 열악했던 노동자의 삶과 아픔을 담은 노래 사계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세월호 유가족,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노래를 감상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 자리에서 노동존중특별시라는 말이 오늘만큼 이렇게 다가온 적이 없다전태일 기념관은 노동과 평화와 인권이 만나는 곳으로 우리들의 땀과 노력, 기쁨과 연대 속에서 작지만 아름답고 위대한 시민들의 얼굴을 닮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관 3층은 전태일 열사의 생애를 담은 전시공간으로 조성됐다. 그가 직접 사서 공부한 근로기준법 책과 일기장, 구술기록, 노동자 실태조사서, 설문지 등이 전시돼 있었다. 4~5층은 노동자를 위한 지원공간이다. 4층에는 소규모 신생 노동단체나 노동조합 미가입 노동자들의 공유 공간인 노동허브가 들어섰고, 5층엔 취약계층 노동자 복지증진과 권익보호를 위한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자리했다. 6층은 옥상정원으로 꾸몄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전 국회의원은 우리 오빠는 복잡한 사람이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많은 사람의 마음에서 떠나지도 않는다오늘은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열사의 친구 최종인(70)씨는 우리가 바랐던 기념관이 만들어졌다. 전태일을 사랑하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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