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가 15살때 살았던 대구시 중구 남산동 집. 이 집을 사들여 ‘전태일 기념관’으로 꾸미는 사업이 추진중이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제공
50년전 서울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숨져간 전태일(1948∼1970) 열사의 고향인 대구에서 기념관 건립을 위한 기금마련 전시회가 열린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사장 이재동 변호사)은 대구시 수성구 중동 풀꽃 갤러리 아소에서 30∼31일 이틀동안 전태일 기념관 건립 기금마련 전시회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대구시내 풀꽃 갤러리 <아소>에서 열리는 전태일 기념관 기금마련 전시회를 알리는 홍보물.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제공 현대미술의 김택상, 박철호, 이명미, 임창민, 임현락, 윤종주, 장숙경, 도예의 아끼야마 준, 유태근 등 9명이 작품을 내놨다. 30일 오후 6시에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오프닝 행사가 열린다.이명미 작가는 “우리는 작가이기 때문에 작품으로 함께 하고자 한다. 시민들이 각자의 재능을 기부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학계, 노동계, 법조계, 여성계 등 인사로 지난 5월 출범한 ‘전태일의 친구들’은 전태일이 열다섯 때 살았던 대구시 남산동 집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 집은 200여㎡ 남짓한 낡은 집이다.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난 전태일은 3살 때 양복점 일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부산으로 갔다가 잠시 머문 뒤 다시 서울로 갔다. 1963년 다시 대구로 내려와 2년 남짓 동안 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태일은 서울에서 남대문초등학교를 4학년 때 중퇴하고 63년 대구에 머물면서 현재 대구명덕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청옥고등공민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 과정을 배웠다. 전태일은 훗날 “청옥시절은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회상하곤했다.
전태일(맨 왼쪽) 열사가 1969년 대구 청옥고등공민학교 친구들과 서울 남산을 오르면서 찍은 사진이다. 전태일재단 누리집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는 “현재 1억원을 모았다. 올해 연말까지 5억원을 목표로 모금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9월23일쯤 시민후원의 날 행사도 연다. 내년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15살 때 살던 남산동 집을 사들여 기념관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